아이폰 음성 메모 앱을 무심코 열었다가 멈췄어. 어린이집 다닐 때 녹음된 거였어. 차 안에서 아이랑 나눴던 시시콜콜한 대화, 그리고 아이가 흥얼거리던 동요. 파일 하나를 눌렀는데, 그냥 열 번은 반복해서 들은 것 같아.
비디오로 찍은 것보다 이게 더 매력 있더라고. 물론 나한테만 해당하는 얘기겠지. 남들이 들으면 그냥 애 목소리잖아. 그런데 내 귀엔 그게 어떻게 그렇게 신비롭게 들리던지. 운전 중에 신호 걸릴 때마다 일부러 찾아서 들었어. 한동안.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 거야. 지금 우리 아이가 짜증 부릴 때, 살짝 거짓말할 때, 그 목소리도 몇 년 뒤엔 똑같이 신비로워지겠구나 싶은 거지. 차이가 있다면 딱 하나야. 그때는 녹음을 했고, 지금은 안 하고 있다는 거.
아이 목소리 녹음해놓은 거 마지막이 언제인지 한번 생각해봐. 아마 기억도 잘 안 날걸.
듣다 보니까 반성도 되고,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막 복잡해져. 그런데 결국 남는 감정은 하나야. 축복. 그냥 축복인 거야.
그래서 요즘은 가끔 폰을 꺼내서 녹음 버튼을 눌러. 아무 때나.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