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갈 때 꼭 유모차 태워서 가잖아. 사실 아이는 걸을 수 있어. 근데 가는 길에 횡단보도도 있고 차도도 있잖아. 어디로 튈지 모르니까, 결국 태우게 되는 거지.
문제는 그다음이야. 어린이집에 도착해서 아이 등원시키고 나면, 빈 유모차를 끌고 집에 돌아와야 하잖아. 그게 참 귀찮아. 5시간 뒤에 하원할 때 또 빈 유모차 끌고 나와야 하거든. 왕복이야, 왕복. 사실 힘든 것보다 귀찮은 게 더 어려워. 다들 그 경험 있지 않아?
그러다 어느 날 하원하러 갔을 때 선생님한테 슬쩍 물어봤어. "선생님, 여기에 유모차 주차하고 가도 되나요?" "네, 괜찮아요." 그 한마디가 그렇게 기분 좋을 수가 없더라고.
처음 유모차 살 때 기억 나지? 맘카페 뒤지면서 어떤 게 좋은지, 어떤 게 가성비인지, 어떤 게 세탁하기 편한지 비교하고 또 비교했잖아. 그렇게 공들여서 고른 건데. 근데 그게 또 생각해보면, 그냥 쓰이는 물건이 된 거잖아. 오히려 그게 맞는 거 아닐까 싶기도 하더라고.
어느 순간부터 빈손으로 어린이집을 오가게 됐어. 그게 이렇게 홀가분할 줄 몰랐어.
별거 아닌 것 같은 이야기지만, 나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불편한 걸 당연하게 참는 대신, 한 번 물어보는 것. 그 용기 하나로 달라지는 게 꽤 많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