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다니던 어린이집은 아파트 1층에 있었어. 하원 시간이 되면 나는 현관 앞에 서 있지. 아이가 옷 갈아입고, 가방 메고, 양말 신고, 현관까지 나오면 신발을 스스로 신을 때까지 기다려. 그 사이에 하원 시간 적고 사인하고. 아이가 신발 다 신으면 선생님께 90도 배꼽인사 하고, 그렇게 나가는 게 루틴이었어.
근데 어느 날은 원장 선생님이 직접 나오시는 거야. 걱정 가득한 얼굴로. "오늘 체육 활동하다가 벽에 살짝 긁혔어요. 저희가 연고는 발라드렸는데…"
나는 솔직히 별 걱정 안 됐어. 아빠라서 그런가. 집에서도 비슷한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데. 그냥 "네, 그럴 수 있죠. 집에 가면 제가 또 씻기고 마데카솔 바르고 반창고 붙일게요. 걱정 마세요." 그렇게 웃으면서 헤어졌거든.
그 원장 선생님이 하신 행동을 한번 다시 생각해봤어. 내 반 아이도 아닌데, 항상 직접 나오셔서 먼저 말씀하시는 거야. "제가 대신 혼날게요"라는 느낌이랄까. 그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원장님을 얼마나 믿고 따르는지, 옆에서 봐도 느껴졌어. 그게 좋은 리더라는 거 아닐까. 아니, 사실 좋은 어린이집의 기준이 거기 있는 것 같기도 해.
어느 순간부터는 하원할 때마다 원장 선생님이랑 웃으면서 짧게 얘기 나누는 게 자연스러워졌어. 그게 아이한테도 좋은 것 같고.
실수를 어떻게 함께 풀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