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3년차쯤 됐을 때 얘기야. 등원하다가 처음 보는 어머님이랑 마주쳤어. 같은 어린이집 가방을 들고 계시더라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같은 어린이집이시네요" 하면서 인사를 나눴지.

근데 가볍게 얘기 나누다 보니까 그분이 이러시는 거야. "아무래도 얼집 옮길까 봐요." 이름표에 이름이 잘못 입력돼 있었다는 거야.

"그게 왜요?" 했더니, 아니 선생님 한 분이 아이 세 명 돌보는데 어떻게 이름을 틀릴 수가 있냐고. 그만큼 신경을 못 쓴다는 거지, 라고 받아들이신 거야.

일단 맞장구부터 쳐드렸지. "아, 그러실 수 있겠네요." 그러고 나서 내 얘기를 해줬어. 저는 다른 애 가방이랑 가방이 바뀐 적도 있고요, 심지어 3년째 다니는데 다른 친구 사진이 가방에 들어 있었던 적도 있어요. 그냥 단순 실수예요. 선생님들도 사람인데.

한번 생각해보자는 거야. 선생님 한 명이 아이 세 명을 돌본다는 게 어떤 건지. 밥 먹이고, 낮잠 재우고, 울면 달래고, 화장실 데려가고, 그 사이에 이름표 만들고 사진 정리하는 거잖아. 실수 한 번이 무관심의 증거가 될 수 있을까.

나도 처음엔 사소한 것에 예민했어. 근데 어느 순간부터는, 실수를 어떻게 함께 풀어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더라고. 실수에 반응하는 방식이 앞으로 3년, 5년을 함께 갈 선생님과의 관계를 결정하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