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는 와이프가 갔어. 두 번째 해는 내가 갔지. 와이프 시간이 안 됐거든. 뭐 별거 있겠어, 싶은 마음으로 갔어.

근데 막상 교실에 들어가니까 분위기가 좀 독특했어. 선생님 책상이랑 내가 앉는 자리가 2m는 떨어져 있는 거야. 마치 대저택 긴 식탁에 혼자 앉은 것 같은 그 느낌.

선생님이 아이 얘기를 해주셨어. 다른 친구들이랑은 놀이를 하시는데 우리 아이랑은 대화를 하신다고. 근데 솔직히 그 말이 바로 이해됐어. 우리 아이, 나랑도 대화를 진짜 많이 하거든.

그러다가 선생님이 물어보시는 거야. "혹시 어린이집에 궁금한 사항이나, 아이에 대해 바라는 점, 고쳤으면 하는 점 있으세요?" 나 바로 대답했어. 없다고.

아이가 아침마다 어린이집 가는 게 좋다고 해. 하원할 때 웃으면서 나와. 밥도 간식도 하나도 안 남기고 다 먹는다고 하고. 그럼 내가 더 이상 뭘 말하겠어.

선생님이 되게 의외라는 표정을 지으셨어. 그래서 왜 없는지 이유를 좀 말씀드렸어. 그러면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지. 선생님 표정이 살짝 당황스러운 것 같기도 했어. 그런 말을 들은 적이 많지 않으셨나 봐.

한국 사회에서 이런 자리는 거의 항상 같은 패턴으로 흘러가잖아. "불편한 점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 근데 그 반대편 말, "잘한 점이나 칭찬하고 싶은 부분도 언제든지 말씀해 주세요"는 왜 아무도 안 할까.

나는 그날 이후로 누군가한테 피드백을 부탁할 때 항상 둘 다 물어보게 됐어. 고칠 점이랑, 잘한 점.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