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원 길에 아이랑 놀다 보면 뭔가 간식이 먹고 싶을 때가 있어. 분명 목이 말라서 편의점을 가게 되면 아이는 뽀로로 음료부터 찾게 돼. 근데 나는 그 옆에 있는 코코몽 보리차 음료를 먹이고 싶지. 이게 더 몸에 좋은 거야, 이게 더 맛있어. 아무리 얘기해도 뭐 아이한테는 뽀로로 캐릭터만 보이지. 건강한 코코몽이 뽀로로를 못 이겨.

그 생각이 드는 거야. 내가 아무리 지금 못 먹게 해도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환경에는 건강한 간식이 가까이에 없잖아.

그럼 이왕 먹게 되는 거라면 스스로 적게 먹을 수 있게 하자. 이게 나의 목표가 됐어. 두 달 정도 지나니까 효과가 나타나더라. 하원 길에 간식 전부를 보여줬어. 제일 먼저 집는 건 뽀로로야. 캐릭터 파워가 항상 우선이더라고. 뽀로로를 먼저 집고 나면 꼭 건강하다고 생각되는 간식을 권했어. 이걸 먹어야 킨더와 하리보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지.

더운 여름에는 상온에 둔 뽀로로와 냉동실에서 꺼내온 보리차를 준비했어. 막 뛰어놀다가 헐떡이다 보면 당연히 시원한 걸 찾게 돼. 그때 처음 코코몽이 뽀로로를 이겼어. 나중에는 얼린 500미리 삼다수가 이겨.

물론 안 먹이는 게 좋지. 어쩔 수 없다면 적게 먹이고도 싶지. 내 말은 길게 보자는 거야. 현실과 조금만 타협하자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