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학원을 보냈었어. 일주일에 세 번, 한 달에 18만 원인가 그랬던 거 같아. 학원이 끝날 시간이 되면 앞에 가서 기다렸고, 딱 문이 열리면 아이가 뭔가를 두 손으로 들고 나오는 거야. "아빠, 오늘 이거 만들었어! 선생님이 칭찬해줬어!"

근데 그게 하루이틀이지, 계속 반복되면 슬슬 문제가 생겨. 우유팩, 휴지심, 수수깡, 빨대… 집에서 먹고 남은 것들로 뭔가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야. 그때부터 처리 불능이 시작되는 거더라고. 일 년이 지나면 아이 책장이 작품들로 가득 차는 거야. 분명히 소중한 건데, 버릴 수가 없어.

나는 그걸 예쁜 쓰레기라고 불렀어.

어느 순간부터 방법이 생겼어. 아이가 학원에서 작품을 들고 오면, 일단 칭찬을 먼저 해. 충분히 칭찬하고 나서 "가서 손 씻고 와" 하는 사이에, 빠르게 처리하는 거지.

생성형 AI랑 미술학원의 차이를 딱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어. 미술학원은 결과만 남아. 과정에 대한 기록이 없어. 생성형 AI는 과정이 쌓여.

그래서 방법을 바꿨어. 아이가 작품을 들고 오면, 충분히 칭찬하고, 그 자리에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그리고 아이한테 바로 보여줘. "봐봐, 여기 저장했어." 그럼 아이도 뭔가 기록됐다는 걸 느끼는 거야. 그다음에 "이거는 이제 정리하자" 하면, 아이도 동의를 해.

그렇게 사진이 쌓이다 보니까, 생성형 AI가 보편화됐을 때 그 그림 파일들을 첨부해서 프롬프트를 넣었더니, 우리 아이 그림체를 학습해서 비슷하게 그려주는 거야.

예쁜 쓰레기를 버리는 게 아니라, 기록하면서 처리하는 거지.